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주말에는 산과 들로 봄의 정취를 찾아 나서는 행락객이 줄을 잇는다. 이처럼 야외활동이 잦은 봄철에는 전염병 위험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특히 이 시기에는 장 바이러스성(분변경구경로)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올라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봄철에 가장 많이 걸리는 전염병은 ‘수족구’. 장 바이러스성 질환인 수족구는 오염된 식수나 상한 음식에 의해 전염되며, 소아에서 빈번하게 발생된다. 증상으로는 입과 손, 발에 빨간 반점이나 물집이 생기고, 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2~3주 정도 가볍게 앓다 완치되지만, 일부의 경우(약 5% 정도) 뇌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는 바이러스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10여년 전에 대만에서 뇌염을 잘 일으키는 수족구가 유행했었는데, 이 수족구가 3~4년 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족구는 일반적으로 가볍게 열이 났다가 가라앉는다”며 “하지만 간혹 열이 많이 나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는 뇌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족구와 마찬가지로 분변경구경로로 전염되는 수막염도 봄철에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겨울에서 초봄에 걸쳐 유행성 수막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1~2세 유아에게 많고, 오한·전율과 함게 발열·항부강직·케르니그 징후, 그 밖의 신경증상을 동반한다.
과거에 사라진 병으로 인식됐다 다시 유행하고 있는 이질과 A형간염도 봄에 많이 발생하는 전염질환이다.
이질은 단체급식이 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나 위생에 신경쓰면서 다시 주춤하고 있으며, 지난 20~30년 정도 거의 발생이 없었던 A형간염도 10여년 전부터 발병이 늘다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
이 교수는 “A형간염은 1960~1970년대 크게 유행했었으나, 위생상태가 좋아지면서 점차 줄어들었다”며 “이 같은 발병 감소와 함께 면역기능도 떨어지면서 이 질환이 다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늦봄과 초여름에는 호흡기 바이러스인 파라 인플루엔자도 유행할 수 있다. 파라 인플루엔자는 유행성 감기의 일종으로 가벼운 열과 함께 콧물 ·인두통 등의 증세만 나타나는 수도 있고, 고열과 기침 등의 기관지염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교수는 “봄철에는 분변경구경로 전염병이 주로 발생하므로 오염된 식수나 상한 음식을 피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평소에 너무 무리하지 말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기자 [moon90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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