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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알콜중독 바로 알기! 반복되는 술주정 대물림 된다!!
기사 입력 : 2020.02.25 15:02 | 수정 : 2020.02.25 15:02

신재정 다사랑병원 원장
남성 알콜중독은 220만 명, 여성 알콜중독은 60만 명에 이른다. 성인 음주자의 10%는 알콜 의존으로 술을 더 이상 절제하지 못하는 병에 이른 상태이고, 또 10%는 알콜 남용으로 술에 취해 음주운전이나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정신병동의 20~30%, 무허가 기도원의 40%가 알콜중독자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의 50%가 음주운전이었고, 타살의 40%, 자살의 25%가 술중독과 관련되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살인폭력 10건 중 4건이 음주범죄였으며 강간의 34%, 폭력의 44%, 방화의 45%, 공무집행방해의 59%가 음주상태에서 벌어졌다.

경찰서에서 볼 수 있는 주취자의 모습을 보자. 인사불성에 보호자 없이 배회하는 주취자, 사고에 노출된 사람, 통행을 방해하는가 하면 영업을 방해하고 행패를 부리고 출동경찰에게 시비, 멱살, 폭력을 휘두른다. 경찰의 심신의 피곤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주취자는 밤마다 파출소의 공포의 대상이다.

가정 폭력을 들여다보자. 밖에서는 모른다. 서로들 즐겁게 마시고 사이좋게 헤어져서 술 취한 가장이 들어오면 가정은 공포에 떤다. 만만한게 아내와 아이들이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술주정, 욕설, 전화폭탄, 신체적 폭력을 휘두르고 살림을 때려 부순다. 이들의 다음날의 공통적인 변명은 필름이 끊겨 기억나지 않는다며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이른 바 심신미약상태이므로 용서해야한다는 것이다. 법에서는 오랫동안 경감사유가 되어왔으나 지금은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취 폭력성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심리적 뇌 과학적인 이해를 해보고자 한다. 술에 취하면 뇌의 전두엽이 마비되는데 전두엽의 기능 중에는 기분이 나빠도 참아내는 억제작용이 있다. 전두엽이 술에 취하게 되면 더 이상 젊잖게 참아내지 못하고 폭력적인 대응이 쉽게 나오게 된다. 특히 평소에 불편한 감정을 늘 억제만 해오고 마음의 한켠에 담아두었던 사람은 술에 취하면 풀려나와 일종의 나름의 해소과정을 거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숙한 감정을 술로 해소하고 다 뱉어내고 나면 균형을 잡았다가 다시 상당기간 부정적인 일에 대해 감정을 억제만 해오다가 다시 음주를 하고 폭발을 통해 해소하기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오랜 기간의 음주로 인해 중독이 된 사람은 뇌의 변화가 초래된다. 전체적으로 뇌 용적이 줄어들게 되지만 특히 전두엽과 변연계의 변화는 성격을 부정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으로 변화시킨다. 실제로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black out) 상태는 일종의 다른 자아가 출현하는 해리상태로 평소와 다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음주하는 사람의 내면에서는 자존감이 매우 저하되어 있어 쉽게 폭력으로 대처하기 쉽다. 음주에 대해 비난하는 아내의 논리를 폭력으로 부수고 우월감을 느끼는 경우가 이런 상황이다. 자존감이 저하된 사람 중에는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발전되는 경향이 많다. 알코올중독자의 40%에서 의처증이 생겨난다. 의처증을 기반으로 행사되는 폭력은 매우 지속적으로 결국 가정을 파괴하고 만다.

성격적으로 수동공격형성격은 마음속에 담아둔 것을 맨 정신에 표현할 용기가 없다. 술을 마시고 술의 힘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술 취해 난폭하거나 울거나 하는 것은 마음속에 담아 둔 게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으로 반사회적 성격으로 성장 과정 중에 그 사람 역시 폭력에 시달려온 사람은 고통과 잔인함이 키워져 왔고 살면서 행복하지 않거나 점차 음주에 탐닉하게 되면 그 감정들이 살아나게 되고 자연스레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술과 마약에 탐닉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현실에서 행복을 얻지 못하자 간편하고 인위적인 방식으로 행복해지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잠시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마시고 복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인격이 성장하지 못하고 폭력과 치매와 같은 뇌의 퇴행증상을 후유증으로 남기게 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폭력은 대물림이 된다는 사실이다.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맞고 상처받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술에 취해 살면서 또 자녀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아버지가 자신의 특성을 자녀에게 유전하고, 술 취하면 집안을 때려 부수는 모습을 반복함으로써 자녀에게 학습을 시켜주는 것이다. 폭력과 함께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고통과 함께 평생 각인되어 성인이 되어도 남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처럼 행동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해결은 당장 음주를 하지 않는 일이고 내가 무슨 일을 가족에게 저질러왔는지 묻고 이런 식으로 살 수는 없다고 통찰하는 일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상당기간이 확보되어야 맨 정신이 되어 본인을 볼 수 있고 본인의 술 문제를 볼 수 있으므로 일단 취하지 않기를 권한다. 술 참는 일이 늘 작심삼일이 된다면 나에게 술 문제가 심각해 졌구나 인정하고 용기를 갖고 가족과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신재정 다사랑병원 원장 /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치료 전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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