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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과장광고’ 억울하다는 가누다, 과연 진실?
기사 입력 : 2017.02.09 12:05 | 수정 : 2017.02.09 12:05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허위·과장 표시 광고행위로 과징금 1억9100만 원을 부과 받은 고가의 기능성 베개 ‘가누다’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가누다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인증, 치료효과, 실용신안 등록의 허위·과장 표시 광고 등을 위반했다. 이에 대해 가누다 측은 공정위가 현재 소송중인 사안을 발표했다며 오히려 억울하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 <위반행위에 대한 가누다 측 주장>

◆ 이미 철회된 인증, 가누다 ‘나 홀로 협의 중’
가누다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이하 협회)에서 받은 인증을 내세워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광고했다. 실제로 2012년 2월 25일 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그 후 2년도 되지 않은 2013년 10월 31일 자로 협회는 인증을 철회했다. 하지만 가누다 측은 2015년 12월까지 신문 및 홈페이지 등에 “가누다 베개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인증하여 믿을 수 있습니다.”, “대한물리치료사 협회 공식인증 기능성 베개, 가누다” 등으로 계속 표시 광고를 해왔다.

이에 대해 가누다 측은 “2013년 10월 협회로부터 인증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은 맞지만, 일방적인 취소 통보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었다.”며 “일방적인 철회는 효력이 없다는 점을 협회에 제시했고, 추가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인증 효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2016년 3월 기존의 ‘인증’을 ‘공식추천’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다르다. 가누다 측에 인증한 내용은 신기술에 관련된 인증이었는데 인증범위를 벗어난 허위·과장광고를 해서 2013년 10월 인증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가누다 측은 인증철회에 관하여 협회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인증철회는 이미 최종 확정이 된 상태였다. 협회 관계자는 “인증을 철회한 후 몇 차례 재인증 요청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증은 다시 허가해 주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제품에 협회 인증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가누다 측에서 제시하는 2016년 3월 협회와 체결한 ‘공식추천’ 협약은 특정 기능이나 기술을 인증하는 것이 아닌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2012년 견인베개 신기술로 ‘인증’받은 내용과는 다르다. ‘공식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이전 인증 효력도 유지가 된다는 주장도 무리가 있다.

현재 협회는 제품의 기술력이나 효과를 검증할 만한 시설이나 전담인력, 공신력 등의 이유로 인증사업을 중단했다. 작년부터 인증사업이 아닌 ‘공식추천’을 진행하고 있지만, ‘공식추천’이 어떤 조건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기준이 변경될 수 있다며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가누다 측의 억지 주장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인증이 철회된 상태였고, 다시 협의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광고를 멈추고 협의가 완료된 상태에서 다시 광고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품 환수조치 했다면서 1년 동안 버젓이 유통
치료 효과 관련 표시도 객관적 근거 자료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누다 베개 포장박스 및 사용설명서에 ‘일자목, 거북목 교정 효과’, ‘뇌 안정화, 전신 체액 순환증진’, ‘목 디스크,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 등 각종 치료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표시광고법상 (주)티앤아이는 위 광고사항에 대하여 객관적인 방법으로 실증할 의무가 있지만,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관해서도 가누다 측은 변명을 늘어놓았다. 가누다 베개는 의료기기가 아님에도 의료기기의 효능 및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100만 원(2015. 2. 5.)의 벌금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201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를 받고 위반 사실을 인지한 후 관련 문구를 삭제했고, 2014년 10월경부터 문구를 수정한 포장박스와 제품 설명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위법성 판단 근거로 제시한 내용의 제품은 문구 수정 전 이미 출고된 제품의 환수 조치 과정에서 일부 누락된 제품이 유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누다 관계자는 “출고된 제품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고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문제의 제품이 시중에서 유통이 되고 광고가 되고 있다면 광고 시점은 계속 연장이 되는 것이다.”며 “광고는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판단 근거자료를 보면 2015년 9월까지 치료 효과가 적힌 제품설명서가 유통되고 있었다. 문제의 치료 효과 문구를 수정하고 제품 환수조치 후 1년 가까이 지났는데 여전히 문제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제품 환수 조치를 확실하게 했는지 의문이 든다.

◆ 실용신안 권리 범위 어디까지 적용?
가누다 견인베개 사용설명서에 표시된 실용신안 등록도 허위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가누다는 ‘숙면용 정형베개에 관한 실용신안(등록번호 20-0460780)’은 등록받았지만 견인베개에 관한 실용신안은 등록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누다 측은 “견인베개 역시 정형베개 실용신안에 따라 보호되는 핵심적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므로 실용신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해 견인베개에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형베개의 실용신안 기술이 견인베개에도 적용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실용신안 권리 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하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정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추후 판결이 나온다면 효력은 그때부터 적용되는 것이지 그 전의 행위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과장광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보게 된다. 상습적인 허위·과장광고를 근절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도덕성과 윤리성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허위·과장광고를 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 매경헬스 서정윤 기자 ] [ sjy1318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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