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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기응모작 인터뷰] 폐암 말기 아내를 향한 애절한 사랑

기사입력 : 2019.04.08 17:34  |  기사수정 : 2019.05.10 15:15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배우 이일재씨가 오랫동안 폐암으로 투병하다 별세했다. 이일재씨는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았음에도 폐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줬다. 이일재씨 뿐 아니라 故 신성일씨, 故 김자옥 씨 등 비흡연자임에도 폐암으로 별세한 배우들이 있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성 폐암의 90%는 비흡연자 폐암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 3회 암투병수기공모전(MBN, 매경헬스 주최,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후원)에도 악성 폐선암 말기 판정을 받아 죽어가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절절한 심정을 담은 수기가 접수됐다. 편지의 주인공인 여영후씨와 아내를 간병할 당시 심경을 인터뷰 했다.

◆아내의 병은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나?
아내가 폐렴으로 입원한 셋째언니를 일주일간 하루도 빼지않고 병문안을 하더니 언니가 퇴원한 다음날 39도의 고열로 바로 입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언니와 똑같은 폐렴인 줄 알았다. 그러나 입원 5일째 되는 날 다시 고열이 발생해 생사가 위급할 지경이었다. 주치의는 중환자실로 옮기자고 했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구급차를 불렀고 아내를 싣고 목포를 떠나 서울 병원 응급실로 떠났다.

아내를 겨우 옮긴 서울 OO병원의 부원장님은 아내의 CT를 보더니 일반적 폐렴과는 달라보인다며 흉부절개하여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악성 폐선암 4기말 B 상태였다. 수술 후에도 두 세달을 넘기기 힘들다고, 환자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라고 할 때 눈 앞이 깜깜해지고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무 곳에도 전이가 되지 않고 오직 양쪽 폐 안에서만 암이 퍼져있는 것이었다.

◆아내를 간병하면서
처음에 아내가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는 하루 2번 아내를 면회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명동성당에 거의 머물다시피 했다. 아내가 일반 병실로 옮겨진 후에는 직접 간병했다. 병원생활이 내 건강에도 무리를 줬는지 전립선 염증에 걸리기도 했다.
명동거리를 지나가는 수많은 젊은이의 건강함이 부러웠다. 이에 비하면 아내와 나는 도시의 한구석으로 밀려나 난파선처럼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아내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흉부수술 후 보름이 되도록 가슴에 꽂은 튜브에서 핏물이 그치지 않고 열이 38도를 오락가락하여 얼음 주머니를 등에 대고 수면을 취했을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 기적같이 핏물이 멎어 항암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항암치료는 서서히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고 5번의 항암 후 퇴원하여 5개월만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는 3주에 한번 항암주사를 맞으러 서울로 올라오면 된다. 모든 치료과정을 잘 견뎌준 아내가 고마울 뿐이다.

◆5개월간의 고독한 싸움에 함께해 준 사람이 있었다면?
명동성당에 외로이 서있는 내게 용기를 북돋워준 원목실 수녀님, 먼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와 위로해주고 간 지인은 가슴이 먹먹하도록 고마웠다. 그리고 생사의 기로에 처한 아내에게 즉각 흉부수술을 실시하고 각별히 신경써주신 OO병원 부원장님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여영후씨의 암투병 수기 원문은 2017년부터 3차례에 걸쳐 개최된 암투병수기공모전에 접수된 천여편의 수기 중 엄선된 30편을 모은 수기집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매일경제신문사)>에서 볼 수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암투병수기공모전은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자 기획되었다. 현재 암 투병 중이거나 암 환자를 간병중인 가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5월 31일까지 우편이나 이메일로 MBN건강미박람회 사무국에 접수하면 된다. 수상작은 최종적으로 8편이 선정되며 대상 1천만원, 희망상 500만원, 감동상 300만원, 우수상 5편에겐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모든 상금은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에서 후원한다.
양해원 기자 [ moonbeamsea@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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