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 암정복

양성자 · 중입자치료, 미래 폐암 치료의 희망
기사 입력 : 2020.01.15 14:23 | 수정 : 2020.01.15 15:18


위암, 대장암에 이어 발병률이 높은 ‘폐암’은 5년 생존율이 30.2%로 췌장암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은 무서운 암이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다가 호흡 곤란, 흉부 통증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경우 이미 어떤 치료로도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운 단계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2019년부터 흡연자 대상으로 국가 폐암검진이 실시되고 CT 등 고성능 검사장비가 도입되면서 폐암 조기 발견률이 높아지게 되었다. 폐암 확진 시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잡게 된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인 수술은 암 병소를 확실히 절개하는 치료법이다. 조기 발견률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폐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폐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년동안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대한의학회국제학술지에 실린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폐암수술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폐 절제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지난 15년 사이 10% 이상 올랐다.

특히 기존의 폐 수술은 폐의 주요부위 절제로 인한 환자의 폐기능 상실이 우려되었으나 특정 엽 이하만 잘라내는 폐엽 이하 절제술과 가슴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으로 폐를 절제하는 흉강경 수술 비중이 높아지면서 빠른 회복과 합병증 최소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만성 폐질환, 고령의 나이, 체력적 여건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환자가 남아있다. 이 때 검토 가능한 것이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다.

◆ 양성자치료와 중입자치료, 정상 폐조직 보존한 채 암 병소 타격
(좌)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기 (우)일본 QST병원 중입자치료기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치료는 ‘꿈의 암치료’로 불린다. 양성자치료는 양자 입자를, 중입자치료는 양자 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목표 병변부위에 조사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는 원리다.일반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엑스선은 몸의 표면에 가까울수록 선량이 높고 암 병소 가까이 들어갈수록 약해져 주변 정상조직에 불필요한 손상을 입히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폐암 환자의 경우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으로 식도염, 폐렴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는 목표 암 병소 가까이서 에너지를 급속히 방출시켜 멈추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를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한다. 덕분에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암세포 살상력을 높여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치료 과정도 신속하여 오랜 입원 기간 없이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중입자치료는 2022년에 연세암치료센터에서 국내에 첫 중입자치료기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입자치료는 양성자치료에 비해 생물학적 파괴력이 우수하다. 2014년 4월호 네이처(Nature)지에 의하면 암세포에 대한 생물학적 효과는 양자선은 X선대비 1.1 배였지만, 중입자선은 양자선의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사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저산소세포에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인다.

중입자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츠지이 히로히코 박사(일본 QST병원 부원장)는 저서 <중입자선 암치료>에서 “중입자 치료는 전체 폐암의 87%를 차지하는 1~3기의 비소세포폐암에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츠지이 박사는 “본원에서 중입자치료를 실시한 말초형 1기 폐암의 경우 5년간 국소제어율 80%, 원병 생존율 72%로 나타났고 치료가 필요한 폐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치료기간 단축을 위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현재 1일 1회 조사법(50Gye)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성자치료기는 국내에는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와,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에 각 1대씩 가동 중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아직 국내에 없어 2022년 국내 첫 중입자치료기가 가동되기 전까지는 일본, 독일 등 중입자 치료기를 보유한 해외 전문병원에 치료를 의뢰해야 한다.

해외 중입자 치료 전문 병원들은 보통 에이전시를 통해 환자를 받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임상사례를 보유한 일본 QST병원(전 NIRS)은 외래기관 ‘중입자 암 클리닉 센터’가 2012년부터 국내 에이전시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와 MOU를 체결, 한국 암환자들에게 중입자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중입자치료는 전이가 있으면 치료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전이성 폐종양과 전이 림프절의 경우 원발소가 제어되며 전이소가 독립성을 보여야 한다. 중입자 치료를 희망한다면 사전에 현지 전문의의 2차 소견을 받아 치료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반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작 시 양성자나 중입자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폐암의 방사선 치료 전 해당 치료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해원 기자 [ moonbeamsea@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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